열심히 살아도 행복해질 수 없는 세상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수남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서 도착한 곳은 조그만 무료심리상담소입니다. 5시에 끝나는 상담소는 상담 시간이 조금 남아있었지만, 상담은 이미 끝났다고 합니다. 상담이 끝났다고 말하는 상담소장 경숙을 밧줄로 묶은 수남은 소리를 지르지 말라고 하고, 이상해 보이는 고기를 들이밉니다. 경숙의 입에 고기를 밀어 넣은 수남은 밥을 먹기 시작하고, 경숙이 고기를 넘기는 것까지 지켜봅니다. 곧 자신의 식사도 마친 수남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수남은 계산이 빠르고 머리가 좋아 고등학교에서 자격증을 14개나 따지만, 수남이 취업할 땐 컴퓨터가 수남이 배웠던 일들을 대신하기 시작하게 됩니다. 갈 곳이 없었던 수남은 결국 컴퓨터가 없는 작은 회사에 취직하게 됩니다. 취직한 회사에서 현재 자기 남편인 규정을 만나게 됩니다. 별로 있는 것은 없지만 서로 사랑하고 행복하던 둘은 곧 다시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됩니다. 원래 보청기를 사용하던 규정의 귀가 청력을 거의 잃게 되고, 의사는 수술하면 귀가 들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너무 비싼 수술비가 문제였습니다. 집을 사는 게 소원인 규정은 수술을 미루고 집부터 사자고 말하지만 수남은 규정을 설득하여 수술하기로 합니다.
규정의 수술을 마쳤지만, 공장에서 일하던 중 수술의 부작용으로 일에 집중하지 못하던 규정은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겪게 됩니다. 의사는 잘린 손가락이 없어서 접합 수술할 수 없다 말하고, 결국 규정은 손가락을 잃게 됩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수남의 주머니에서 손가락이 발견됩니다. 회사 사장이 규정의 잘린 손가락을 휴지에 싸서 수남의 주머니에 넣어주었지만 이를 몰랐던 것입니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수남과 무기력함과 우울함에 시달리는 규정은 부부의 사이까지 멀어지게 됩니다. 수남은 규정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규정의 소원이던 집을 사기로 결심합니다.
결심한 수남은 그 후로 일을 가리지 않고 9년 동안 열심히 돈을 모읍니다. 하지만 수남이 일하는 동안 함께 오르는 집값으로 인해 결국 은행 대출을 받고 집을 사게 됩니다. 규정은 자신을 위해 열심히 산 수남의 손을 만져보고, 거칠어진 수남의 손에 눈물을 흘립니다. 수남이 잠시 외출한 사이 열심히 못질하여 압축봉을 설치한 규정은 깨끗하게 목욕까지 한 뒤 목을 매어 자살 시도를 합니다. 그러나 곧 돌아와 규정을 발견한 수남은 규정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병원에 도착한 규정은 식물인간 상태가 됩니다. 점점 밀리는 병원비에 의사는 수남에게 존엄사를 권합니다. 하지만 의사의 권유에도 남편을 포기할 수 없었던 수남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갑니다.
수남은 대출받아 사들였던 집까지 세를 주고 고시원에서 지내게 됩니다. 하지만 부족한 병원비에 집을 팔려 부동산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자기 집을 포함해 재개발된다는 사실을 듣게 됩니다. 병원비를 충당할 길이 생긴 수남은 당장이라도 재개발을 진행하고 싶어 하지만 수남이 살고 있던 달동네부터 개발이 예정되자 다른 동네 사람들이 시위를 시작합니다. 시위의 중심에는 도철과 경숙이 있습니다.
담당 공무원을 찾아간 수남은 공무원에게서 재개발 찬성 서류를 받게 되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서명을 받게 됩니다. 그러던 중 도철의 집에 방문하게 된 수남은 협박과 폭력을 당하고, 도철이 구겨버린 서류로 인해 다시 한번 서명을 받으러 돌아다녀야 합니다. 이에 분노한 수남은 구겨진 서류에 불을 붙여 재개발 반대 현수막에 던지고, 불이 도철의 집으로 옮겨붙어 결국 도철이 사망하게 됩니다. 경숙은 도철의 죽음마저 분신자살로 몰아 여론몰이를 합니다. 경숙은 시위대 중 한 명이자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형석을 찾아가 먹던 약을 줄이게 하고, 이에 분노 조절이 어려워진 도철은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협박합니다. 결국 CCTV를 보고 재개발 찬성 서명을 받으러 다니는 사람이 수남이라는 것까지 알게 됩니다.
수남을 납치한 형석은 고문하고, 재개발 발표까지만 이곳에 있으라는 자기 말에도 수남이 거부하자 세탁기에 넣고 돌리기까지 합니다. 끔찍한 일을 당한 수남은 2주 만에 받은 빵에서 나온 딱지를 던져 형석의 눈에 꽂습니다. 형석을 죽이고 겨우 살아나온 수남을 기다리는 것은 형사들이었습니다. 도철의 집에 불을 지른 용의자를 찾아 수남을 찾아오고, 수남의 상황을 들은 경찰은 불쌍하게 생각하며 일단 물러나게 됩니다.
다시 한번 공무원을 찾아가지만 반대 시위가 너무 강해 재개발 진행이 어렵다고 말하고, 이를 들은 수남은 마지막으로 남은 시위대의 중심인 경숙을 찾아갔던 것입니다. 수남이 경숙에게 먹였던 것은 독이 들어있던 복어 내장으로 경숙은 거품을 토하며 곧 사망합니다.
시위대의 중심이 되었던 인물들이 모두 사망하자 결국 재개발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경숙의 책상 위에서 발견된 초고추장으로 인해 다시 경찰이 수남을 찾아옵니다. 찾아온 경찰이 재개발을 못 하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을 꺼내자, 이에 이성을 잃은 수남은 경찰 두 명을 전부 죽여버립니다.
수남은 재개발로 인해 밀렸던 병원비를 전부 낼 수 있게 됩니다. 밀린 병원비를 전부 내자 존엄사를 권했던 의사는 말을 바꾸어 천천히 생각해보라 이야기합니다. 그에 괜찮다며 남편을 퇴원시킨 수남은 남편과 함께 여행을 떠나며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끝이 납니다.
행복해지고 싶었던 그녀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다 보고 나면 포스터에 적혀있는 글귀에 더욱 공감하게 됩니다. 열심히 살아도 행복해질 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이 영화에서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이정현이 연기하는 수남의 삶은 잠시 행복하여지려 하면 곧 더 큰 불행이 닥치고를 반복합니다. 그런데도 수남은 행복해지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살아가고, 그런 수남의 행동이 블랙코미디를 통해 잘 드러납니다. 수남이 살인을 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복해지기를 응원하게 됩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마지막 부분도 남편과 그저 소소하게 행복하고 싶어 했던 수남이 떠오르며 씁쓸한 감정을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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